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달 18일 대통령실이 내놓은 대북 메시지는 평소와 달랐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며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식량난 자체는 만성적 현상이라 뉴스가 아니지만 아사자 속출은 근래 듣기 어려운 얘기였다. 정부가 공식 문서에 북한의 아사자 속출을 명시한 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처음이었다.
아사자 속출에 김여정까지 급파
정부가 북한 식량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구체적 징후를 포착한 시점은 작년 늦가을이다. 외교 소식통은 “해외 북한 공관들에서 주재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는 동향들이 다수 확인됐다”고 전했다. 강추위가 몰아친 연말부터는 함경도와 황해도를 시작으로 북한 각지에서 식량 부족으로 전전긍긍하는 내용의 SI(특수 정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농장원들이 “쌀 한 톨 못 쥐었다”며 양곡 수매 검열관에게 항의하거나 중간 간부들이 “고난의 행군기보다 어렵다”며 자조하는 내용이었다.
https://www.chosun.com/politics/north_korea/2023/03/10/ARYI3WUW6ZF2HJSASAPK3HAH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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